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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야기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계의'뜨거운 감자'

by 와썸_ 201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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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오랜만에 의학관련 진지한 포스팅.

회비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재화의 여러가지 종류의 용도 중 어느 한가지 만을 선택할 경우, 나머지 포기한 용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평가액'이라고 복잡한 정의가 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쉽게 말해서 
우리가 여러 선택들 중에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다른 걸 골랐을 때 받았을 혜택이라고 할까. 
-그냥 이미지 뭐 쓸까하다 의대와 의전원을 절반씩 병행하는 성균관대 사진입니다-

그런데 요즘 의학전문대학원을 보자면 자꾸만 기회비용이 떠오릅니다. 
아는 형이 부산에 있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에 있습니다. 
전공이 생명공학쪽이라 한번도 쉬지 않고 군복무 후에 바로 왔기에 
자신은 어린 편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보다 학년이 낮은데 제 친형보다 나이는 많고;;
역시나 대학원이다보니 다니는 재학생들의 나이도 평균적으로 서른이 넘는 편에
마흔줄인 분도 계시다고-

의전원 등록금을 보니까 14곳의 사립 의학전문대학원이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이 932만원이네요;;;


결국 한 해에 1864만원을 등록금에 쓰고 교재비라든지, 다른 기본적인 생활까지 하자면 
의전원 4년 기간 동안 최소 1억 이상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거기에 일반적으로 의대는 졸업하고 나서 인턴, 레지던트(과에 따라 다르기에 합쳐 4~5년 과정)을 하면서 월 200대의 월급 받으면서 하는데
의전원을 입학하기 전에 학사 4년,
남학생인 경우에는 군대 2년,
의전원 입학하고 4년, 
병원에서 '최소'수련과정 4~5년(최소라고 한 것은 전문의과정을 마치고도 펠로우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14~15년이 걸리는데(단,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하고 대학교, 의전원에서도 한번도 쉬지않고 간다는 가정을 세웠을때;;) 그 과정을 거치는 데 
게다가 그동안 2억 가까이 들여야 하고(의학전문대학원은 아직 시중에 혼자서 준비할 만한 자료들이 안나와 학원을 가야하는데 의전 준비 전문 학원들은 월100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비싸더군요. 모 유명한 학원을 보니)
게다가 더큰 문제점은 능력이 있지만 그 비싼 학비를 지탱할 수 없기에 
주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집안 자제분들이 더욱 의전원에 많다는 점-
사회,계층적 역동성을 더욱 줄이려는 정책이 의전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 사립 의전원은 100% 수시로 뽑도록 하여서 
부정이 저질러지고 있다는 말도 많습니다.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일종의 학위 장사라고 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럼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그래도 의사되지 않느냐는 말들이 있지만
더 크게 봐서 사회전반에 걸쳐 그만큼 살기도 힘들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죠. 
정부는 통계까지 조작해서 실업률을 낮추려 눈가리고 아웅하고
점차 취업은 줄어 GDP 등 거시 경제 지표만 좋아지며 대기업 위주 정책이라 
'해외 수출'이라든지 '경제 성장률 상승'이라지만 우리 주위에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느끼기에는
갈수록 더 나빠지는 것만 같습니다. 대체 GDP를 경제가 나아지는 증거로 대다니 정부는 기본적인 경제학적 지식도 없는 건가? 당연히 알면서도 국민을 우롱하기 위해 저렇게 자신들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거겠지. 

각설하고, 
만일 취업할 기회가 많고 좋은 자리들도 많다면, 이런 의전원에 이만큼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의대 자체 커트 라인이 높아진 것도 IMF금융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라고 하죠.
무조건 안정성을 추구하다보니까. 

예전에, 울산대 의대 학장인 이재담 학장은
의전원에 대해 '강남 부유한 집안 딸이 의사가 되는 제도' 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남자는 군대때문에 재수를 많이 못하고, 등록금을 낼 수 없는 여학생은 MEET 학원부터 갈 수가 없기 때문이라네요. 
참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대체 이 의전원 체제는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일까...라는 
혼자만의 한탄을 해봅니다. 

정말로 돈많은 일부에서 자녀들을 의사로 쉽게 만들기 위해 로비를 통해 만든 제도입니까?
교육부에서는 대학 측에 BK21이나 로스쿨 인정 등의 미끼로 41개 의과대학 중 대다수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반강제로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전환안한 대학들이 신기할 정도-
현재 의대체제로 할지, 의전원 체제로 모두 바꿀지에 대해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의 각 수장들과 교육부 등에서 논의 중입니다만
이런 중요한 사안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고 결정해주셨으면 합니다 제발.

원래 이 블로그를 개설한 이유 자체가 의료경영에 관한 포스팅을 하려던 것이었는데 
요즘 이런 실정들을 보니 포스팅하는 걸 참을 수가 없어 올렸습니다.
이런 포스팅들을 안올려도 되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많이 듭니다. 
앞으로는 좋은 일들만 있기를;;;
p.s. 의전원을 준비하는 분들 중 질문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정말 의대 실정이 그렇게 안좋은지? 
의전원에 가서, 나이 많은 상태로 나간다면 정말 안좋을지 등-
이런 질문을 보면 제 짧은 식견으로 답하기도 힘들지만 
정말로 의사가 하고 싶으신 분은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전에 정말 중요한 인생의 기로라고 할 수 있으니 
등록금이라든지 기회비용 등도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죠. 
단순히 일자리가 없어서 가는 것이라면 저는 잘 모르쇠입장이라;
의대든 의전원이든, 항상 열심히 하시는 분들께 경의를 드리며 이 포스팅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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