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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응급실 이야기.

by 와썸_ 2012.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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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아버지,
집에 들어와 언성을 높이는 모습,
집 안 가구나 물건들이 어질러지고
심하면 아내나 자식들도 때리는 모습.

어릴 적엔 본 적 없어서
텔레비젼 속 영상에서나, 소설 속에서나 설정으로 본 장면들이지만.



가끔 응급실로 온다.

처음 환자들이 이야기한 내용으로는 그냥

'깨진 유리컵을 밟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혔다'

'떨어지는 물체에 맞았다' 뭐이런 내용들인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한 중년의 여자 환자분이 1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앳된 아들과 함께 왔다.
아들이 뭔가 뽀얀 얼굴에 덩치 큰 것도 어색한데
얼굴 표정도 뭔가 애매하다. 나이 또래에 비해 침울한 분위기.


엄마는 유리컵이 깨져서 다쳤는데 팔이 부었다. 뒷목도 아프단다.

결국은 남편이 폭력을 행한 거라는 이야기.



결국 엄마는 다친 부위에 X-ray를 찍으러 가고
나랑 남자애 두 명만 남았다.


뻘쭘해서 후문쪽 편의점에 가서 '우유 속 딸기 우유'를 사와서
그냥 그 애쪽으로 쓱 밀어주고는 나도 빨대꽂고 마시면서
챠팅하러 그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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