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財테크

선진국들의 개도국방해기-나쁜 사마리아인들-

by 와썸_ 200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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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저자 장하준  역자 이순희  원저자 Chang, Ha-Joon  
출판사 부키   발간일 2007.10.10
책소개 우리 시대의 각종 현안에 관한 해답! 현실로서의 경제학 전반에 대한 부담없는 교양 경제서! 이 책...

 


  9 0년대 말, 내가 학생이던 시절 알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매스컴에서는 연신 IMF라는 말을 반복하고 어른들은 항상 ‘힘들다’라는 말이 입에서 떠나지 않으셨다. 그리고 각종 매체에서 금 모으기 운동이 일어났고 원․달러환율-그 당시에는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도 몰랐다.―은 폭등했단다.

  하지만 어린 나이라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원래 경제나 경영 등에 관심이 많아 그냥 주식투자에서부터 미시․거시경제학 등에 대해서 틈틈이 관심을 가져왔던 터라 전에 장하준 교수님의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읽은 뒤 이번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게 된 건 좋은 경험이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일부 나라들에서 시행하는 폐쇄적인 보호정책은 나쁘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기 전 나 또한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어느 정도 자유 무역의 필요성에 공감해 왔다. 각 나라별로 자유롭게 경쟁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 본능적으로도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던가?

 하지만 저자의 너무나 생생하고 뚜렷한 증거들, 과거의 서양의 행적에서부터 다양한 자료들과 더불어 IMF나 세계은행 관계자의 언급까지 발췌한 세세한 증거를 들고 나온 장하준 교수의 주장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요즘 시대에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요구하는 경제 방안들은 실은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과거 성장기에 실질이자율을 거의 2%대 이내로 낮춰 성장을 이끈 반면 지금의 개발도상국들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inflation만을 막도록 이자율을 높게 하여 궁극적으로 성장을 저해시켰다. 그리고 ‘고의적으로’ 개발도상국들을 무방비상태로 만들어 산업발전을 할 틈도 주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고 있다. 만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국제 금융기구 등에 의해 개방되어 다른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여야 했다면 저자의 말에 보태어 연간 생산량 900만대의 세계 1위 도요타가 아니라 GM, 포드의 하청업체인 'Toy Auto'(주 : 80년대 아직 도요타가 미국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지 않았을 때 미국 언론들이 도요타를 장난감으로 비하한 말.)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90년대 말에 외화보유고 감소로 국가부도 사태가 났을 때 IMF가 우리 나라에 원조 해 주는 대가로 국영기업을 민영화시키고 실질이자율을 낮추고 정부의 재정안정성을 우선시하도록 강요하였는 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이 책에서는 또 처음에 예상했던 내용에서 더 나아가 지적 재산권, 부패도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데 이 부분은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신선했다. 과거 영국의 화학 기술을 빼앗기 위한 다른 서양 국가들의 모습 등 과거 서양에서 일어난 지적 재산권을 빼돌리기 위한 일이라든지 많은 서양국가들, 특히 스위스는 1888년까지 특허법 자체가 없었다는 사실은 몰랐던 부분이기에 놀라웠다. 저자는 사실 제시에서 더 나아가 실질적인 예를 들어 지적 재산권 중 책에 대해 지금과 같이 현실적이지 못하게 비싼 가격을 매길 것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학자와 학생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출판사들이 저렴하게 책을 내야한다는 좀 더 실질적인 해답도 제시했다.

 

  어쩌면 이러한 행태도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오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먼저 발전하게 되어 ‘선점효과’를 누린 국가는 다른 국가의 발전을 막기 위해 자신들만의 기술이나 노하우를 숨기거나 직접적으로 다른 국가의 성장을 막으려 했다. 어쩌면 자국의 번영을 다른 나라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애써주지는 않을 것 아닌가?

  예전에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으면서 어째서 다양한 나라들이 지역별로 이렇게나 흥망성쇠가 차이가 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책을 통해서 거시경제학(모든 인류의 역사까지 아울러 너무 규모가 컸지만)의 한 틀을 보았다면 근대 이후의 산업과 국가의 발전은 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서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연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써 놓은 가상의 기사와 같이 모잠비크의 기적-모잠비크가 선진국들이 제시한 데로 여러 경제 정책들을 시행하여 선진국이 되었다는 가상의 경제 기사를 프롤로그에 실어 놓았다.-이 일어날 수 있을까?

 

  물론 경제학 책들은 그 학자의 성향에 따라, 고전학파냐 신고전학파냐 자유주의학파냐 등에 따라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기에 약간의 경계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하지만 적어도 이러한 다양한, 특히 이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같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책을 통해서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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