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료경영, 디자인, 의료법

엔화대출로 본 재테크이야기-같은 대출인데 왜 갚아야 하는 돈이 다를까??-

by 와썸_ 2009. 9. 26.
반응형
 오늘은 기존과는 좀 다른 얘기를 할까합니다. 
엔화대출.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권에서 엔화대출은 공개적이지 않지만 공공연히 이루어지던 
독특한 대출상품이었습니다. 원래는 내수진작을 위해 의료기기에 한해서는 엔화차입이 가능하도록 
제한적으로만 시행했던것이지만 공공연하달까. 초기의 의도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각설하고,
당시 우리나라의 대출금리의 기준인 CD금리가 2007년1월 기준 4.92% 정도.
즉 대출받을 때는 6~7%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엔화대출의 경우에는 일본에서 오랜 장기불황기 동안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금리를 낮추다보니
소위 물가상승률보다 낮던 '마이너스금리', 즉 금리가 1%도 안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특히 병/의원들의 경우 운영자금이나 개원자금을 엔화대출로 받을 경우 
많으면 이자를 기존 대출상품들의 1/3도 안되는 수준에 빌릴 수 있어서 
수수료 제하고도 정말 좋았던 상품이었죠. 
하지만, 이런 외화대출상품에는 다른 대출상품에 추가되는 위험이 있으니, 
바로 환변동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8월까지 원화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즉, 같은 우리나라 돈을 주면 더 많은 외화를 가져올수 있었죠. 
당시 백엔당 원화 920원선. 
원화 강세가 계속되다보니 당시 수입이 급증하고 
주로 현대차의 미국에서의 가격과 국내가격을 비교하면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말이 많이 나왔었습니다. 
이 당시에 혼다에서 어코드와 CR-V를 원화강세에 힘입어 높은 관세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져올 수 있었길래 단숨에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에 등극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갑자기 상황은 바뀝니다-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기에 넘어가겠습니다만 챠트를 보면
서브프라임 사태와 맞물려 달러와 엔화 모두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로 돌아가면서 
100엔당 1,600원을 돌파하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생기게 되죠. 
일본에서는 여전히 서브프라임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게 되지요. 엔화가 100엔당 7~800원대를 유지하다가 거의 절반으로 가치가 떨어진 점을 보자면 더욱 심각합니다.

알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일 엔화대출로 100엔당 800원인 시절에(2007년이전에는 꽤나 이런 환율대를 형성중이었습니다.)
병원 운영비, 혹은 개원자금으로 4억을 빌렸습니다.
그렇다면 엔화대출이니까 실제로는 (4억 * 100엔/800원) 즉, 5000만엔을 빌린 셈입니다. 
그런데 이 후로 갑자기 환율이 올라 버렸습니다. 
위의 챠트를 보시면 알겠지만 불과 3~4달만의 일입니다.
엔화가 100엔당 1,400원으로 원화가 약해지면서 
5000만엔을 갚기 위해서는 5000만엔 * 1,400원/100엔, 즉 원금으로 7억원을 내야되는 상황이 됩니다. 
실제로 4억을 빌렸는데 아무리 낮은 이자라도 이자가 있을 뿐더러, 수수료까지 합하자면 7억1,000만원 정도를 갚아야 되는 상황이 되게 됩니다. 
참으로 암울한 상황;;;
실제로 엔화대출이 좋다는 말만 믿고 차입했던 많은 의료원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송도에 있던 모 2차병원은 엔화대출로 인해 악화중이던 병원경영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 결국 폐업했다고-

물론 반대로 100엔당 1,600원을 쳤을 때 엔화대출을 받았다면(물론 그때는 금융당국 규제로 받기가 엄청 어려워졌지만)지금은 1,300원대이기에 갚아야 할 원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고마운일(?)도 일어나지만 서도요.

이제, 병원경영도 조금은 계획적으로, 좀 더 엄밀히 말해 과학적으로 리스크-테이킹을 해야하는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중소기업들도 환율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헷지를 하는 상황에서. (물론, 당시 중소기업 경리부의 주먹구구식 환헷지로 오히려 엄청난 손해를 입혔지만 환헷지 자체는 변동을 줄이는 좋은 도구임에 틀림없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돌이켜보며 앞으로의 위험을 좀더 신중히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올려본
포스팅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반응형